코스피 야간선물 불공정 거래 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의 코스피 야간선물 시장은 2009년 11월 9일에 시작됐는데요. 2012년,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트레이딩 업체 A사가 한국 야간선물시장에서 알고리즘 매매를 통해 시세를 조작하고 100억원대 부당 이익을 챙긴적이 있었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취했고 규제가 약하던 시절 기회로 삼아 개인투자자도 따라할 수 있었던 방법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코스피 야간선물시장 성장
2010년 초반 선물옵션이 인기를 끌면서 코스피200지수 야간선물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었습니다. 하루 평균 거래 건수가 5만 건을 넘어설 정도로 활성화되었습니다.
5만건이라고 한다면, 당시 거래 승수가 50만원인 것으로 역산해보면 1계약당 1억 2천500만원으로 선물만 하루에 6조원이 거래됐었습니다. 15년이 지난 2025년인 지금 하루 약 6조원이 거래됩니다. 당시 선물거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급속도로 성장하던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선물뿐만 아니라 파생상품 전체가 극도의 호황이었으며 ELW, 옵션, 선물거래가 활발했었습니다. 당시 팍스넷, 주식 갤러리 같은 주식 커뮤니티도 상당히 활성화 되어있었고 수익인증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또 기본예탁금이나 거래규제가 전혀 없어서 대학생들도 ELW를 통해 수십, 수백만원으로 억대 십억대를 번 사람도 있었습니다.

코스피 야간선물 시세조작
2012년 코스피 야간선물 시세조작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트레이딩 업체 A사가 한국의 코스피200지수 야간선물시장에서 알고리즘 매매를 통해 시세를 조작하고 1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A사의 매매 방식은 초당 수백 건의 주문을 내는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 High-Frequency Trading) 기법을 사용했으며,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작했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코스피200지수 선물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면 2-3틱 높은 가격에 매도주문을 걸어놓고 2틱(0.10포인트) 높은 가격에 매수 주문을 대량으로 넣어 1-2개의 호가를 먹어치우고 매수호가를 쌓아서 2-3틱 높은 호가물량을 청산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현재가가 260인 경우
- 260.15에 매도주문
- 260.10물량까지 매수
- 개인투자자는 A사의 선물을 260.10에 팔고, 260.15에 사야함
요약해보자면 A사의 매매 방식은 간단한 원리를 따릅니다. 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면 2틱(0.10) 높은 가격에 매수 주문을 내어 시장 가격을 끌어올리고, 일반 투자자(개미 투자자)들이 따라붙으면 미리 매수한 물량을 이들에게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A사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위해 스스로 매도 및 매수 주문을 동시에 내는 가장매매(자전거래)도 진행했습니다. 이런 거래는 초당 수백 건의 주문을 내는 알고리즘 매매를 통해 진행됐습니다.
이런 A사의 매매는 당시 하루 시장거래 주문의 10%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코스피 야간선물 알고리즘 매매의 적법성 논란
A사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통해 방어에 나섰으며, “알고리즘 매매는 정당한 기법이며, 고의적인 시세 조종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알고리즘 매매 자체는 합법적인 매매 방식으로 간주되지만, 시장 규모가 작은 야간 선물시장에서는 가격 왜곡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금융당국은 “알고리즘 매매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해 시세를 조작했느냐가 핵심”이라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 역시 “알고리즘 매매가 초단위로 이루어지며 타인의 주문을 가로채거나 가격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이후 코스피 야간선물 시장의 반응
A사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 야간 선물시장의 거래량은 A사 등장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A사와 같은 초고속 알고리즘 매매 업체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줍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야간 선물시장 감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었습니다.
향후 한국거래소의 대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시장 감시 시스템 강화
① 한국거래소(KRX)의 시장 감시 시스템 고도화
- 2013년 이후 실시간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Market Surveillance System) 도입
- 고빈도 매매(HFT) 및 알고리즘 매매 패턴을 분석하여 이상 거래 감지
- 시세조종 및 가장매매 의심 거래를 자동 탐지하는 기능 추가
② 알고리즘 매매 사전 등록제 도입
- 2019년부터 알고리즘 매매를 사용하는 기관은 거래소에 사전 등록 의무화
- 특정 조건에서 비정상적인 대량 주문이 감지되면 자동 차단하는 기능 추가
호가 단위 및 주문 방식 개선
① 틱 단위(호가 단위) 변경 및 주문 폭 제한
- 틱 단위를 조정하여 가격 조작이 어렵게 만듦
- 특정 가격 범위에서 초고빈도 주문을 반복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호가 정렬 방식 개선
② 대량 주문 취소 제한 (Order-to-Trade Ratio, OTR) 적용
- 초고빈도 매매 업체들이 대량 주문 후 취소하는 패턴을 차단하기 위해
- 주문 대비 체결 비율(OTR)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도록 규제
- 지나치게 많은 주문을 내고 취소하면 패널티 부과
신속한 이상 거래 대응 체계 구축
① 알고리즘 매매의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 한국거래소는 이상 거래 발생 시 즉각 거래 정지(사이드카 발동) 가능하도록 개선
- 기존에는 단순 가격 변동에만 반응했지만, 비정상적인 주문 패턴에도 즉각 대응
② 금융감독원의 불공정거래 감시 시스템 업그레이드
- A사 사건 이후 금융당국은 AI 기반 불공정거래 탐지 시스템 도입
- 비정상적인 고빈도 매매 패턴이나 가장매매(자전거래)를 자동 탐색
해외 사례를 참고한 규제 도입
① 유럽 MiFID II, 미국 SEC 규제를 참고한 제도 개선
- 유럽연합(EU)의 MiFID II(금융상품시장지침) 및 미국 SEC의 고빈도 매매 규제를 반영
- HFT 업체의 주문 데이터를 거래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
② 고빈도 매매(HFT) 세금 부과 검토
- 특정 국가에서는 HFT에 대해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 검토
- 한국에서도 한때 논의되었으나, 실제 도입되지는 않음
위와 같이 2012년 A사 사건 이후 한국 금융시장은 알고리즘 매매 및 HFT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 AI 기반 불공정거래 탐지 시스템 적용
- 시장 감시 시스템 업그레이드
- 주문·체결 비율 제한
- 대량 주문 취소 규제 도입
이러한 조치들은 외국계 알고리즘 트레이딩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조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평가됩니다.